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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국 대학원에서 식비를 아꼈던 방법 (한달에 40달러만 지출)

by 바리사다 2022. 10. 4.

제가 미국 대학원을 다닐 때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이공계 대학원을 진학한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학교에서 매달 생활비 같은 돈이 나옵니다. 명목상으로는 stipend (봉급)이라고 하지만 대략 월평균 2000 달러 정도 지급이 됩니다. 물론 학교마다 다르고, 물가 수준 때문에 지역마다 다르기도 합니다. 대체적으로 월말에 입금이 되지요. 그런데 저는 이 생활비가 월초에 입금되는 줄 알고 비싼 맥북을 질러서 한 달 동안 고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남에게 돈 빌리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저는 이때 생활비가 없어서 식비를 무조건 줄여야 했습니다. 당시에 제가 썼던 방법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1. 스파게티를 대량으로 구매한다. 

미국의 라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스파게티입니다. 면을 삶고 거기에 소스를 부어서 좀 더 데워주면 끝입니다. 조리하기 굉장히 간편하죠. 대형 할인마트인 Walmart 또는 H.E.B 같은 곳에 가면 스파게티 면 4인분 정도가 99센트에 파는 곳이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코너에 파스타 소스도 유리병 또는 캔에 4인분짜리 대용량이 99센트밖에 안 합니다. 요즘은 물가가 올라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여전히 저렴한 가격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집에서 스파게티 면을 삶아 소스에 조금 비벼서 한 끼를 해결했습니다. 소스 종류도 한 가지만 먹으면 질리니까 토마토소스, 크림소스, 로제소스 등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먹으니 그나마 좀 덜 질리기는 했지만 한 달이 지난 시점에는 입에서 밀가루 냄새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2. 학교 행사에 가면 free food가 있다. 

학교에서는 세미나가 많이 열립니다. 기업에서 채용 설명회를 열기도 합니다. 이런 행사에는 항상 음식이 같이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피자가 나오는 경우가 다수이고, chipotle 같은 부리또, KFC 치킨, 햄버거 등도 나옵니다. 지식을 쌓거나 기업에 대해 파악도 할 겸 이런 행사에 많이 참여해서 끼니를 때우고는 했습니다. 가끔 남는 음식은 집에 포장해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럴 때는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너무 궁상맞아 보인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때는 가난한 학생 때였으니까요. 

 

3.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곳에서 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인 식당에서 일하는 학생들도 종종 보이는데 그런 경우는 보통 일하러 가면 식사도 제공을 해줍니다. 저는 영어 과외 때문에 방문한 가정집에서 간단한 식사를 제공해 주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먼저 요청하지는 않았습니다). 돈도 벌고 끼니도 해결하는 좋은 수단이었습니다. 

 

지금 되돌이켜 생각해보면 눈물이 날 것 같은 어려운 학생 시절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오래 남는 추억이지 않나 싶습니다. 가난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니까요. 그 시기를 견뎌내고 더 발전하면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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